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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B48의「Teacher Teacher」소녀들 데리고 이건 아니잖아..

찡쥬 2018. 6. 23. 00:50

AKB48 - Teacher Teacher M/V는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DwAwNNHaW8






AKB48 52nd Maxi Single의 「Teacher Teacher」

내가 좋아하는 야부키 나코가 무대에 서기 때문에 구석탱이에서 '나코 찾는 재미'가 쏠쏠한 곡이다.


또, 기존의 AKB48의 노래와는 다른 분위기의 곡이라 신선한 곡이다. 

AKB48의 곡이라 하면 명곡도 많고 대부분 들었을 때 귀에 남고 듣기 쉬운 곡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동시에 노라조의 고등어처럼 자가복제 스러운 곡들도 많다. 밝은 비트와 나팔 소리, 일렉기타 소리 가득한 빠르고 신나는 노래들. 약간은 '또 나팔인가, 또 일렉인가' 싶었지만 그래도 밝고 귀여운 곡이라 들어왔던 곡들.


운영진들도 뭔가 새로운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AKB의 노래들은 언젠가부터 새로워지기 시작했다. '僕たちは戦わない'때 부터일까? 아니면 할로윈 나이트 때부터? 아니면 그 훨씬 전부터? 타이틀 곡에서 나팔을 뺀 노래들이 많이 나와서 나는 좋았다. 그런데 이 Teacher Teacher는 분위기가 새로워서 정말 좋다.


센터를 차지한 오구리유이도 분위기가 예쁘고 좋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옛날 멤버만 잘 알고 또 아는 멤버만 잘 아는 편이라, 오구리 유이(小栗有以)는 잘 몰랐는데, 정말 예쁜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정범균 닮았다'라고 하기 전까지는 정말 예쁘게만 보였는데 사람 마음이라는게 신기하다. 닮았다 하니까 정말 정범균만 보인다... 그렇지만 Teacher Teacher 뮤직 비디오에서는 같은 여자가 봐도 예쁜 다리와 붉은 입술이 정말 매력적이다.


Teacher Teacher 뮤직비디오 에서는 센터인 오구리 유이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정말 예쁘게 나온다. 특히나 야마모토 사야카(山本彩)는 미모가 정점을 찍은 것 같다. 분위기 하며 헤어스타일과 눈빛, 메이크업까지 정말 예쁘고 춤선도 예쁘다. 사족이지만 야마모토 사야카가 다음 총선거에 나온다면 몇위가 될까? 마츠이 쥬리나가 또 1위를 할 수 있을까? 야마모토 사야카는 리더쉽, 가창력, 춤 실력에 미모, 버라이어티에서 활약하는 센스까지 다 갖춘 인재인 것 같다. 아무튼 Teacher Teacher에서 야마모토 사야카를 보면 누가 봐도 예쁘다고 할 것이다. 나카이 리카, 사시하라 리노, 카시와기 유키, 시로마 미루 등도 예쁘게 나오지만 개인적으로는 야마모토 사야카하고는 비교가 안 되는 것 같다.


의상도 정말 예쁘다. 오구리 유이는 Teacher Teacher 무대를 M스테(엠스테, 뮤직 스테이션)에서 처음으로 공개하기 직전, 인터뷰에서 '오늘의 첫 무대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셨나요?'라는 미야와키 사쿠라의 질문에 '다리가 드러나는 옷이라 다리 케어를 하고 왔습니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의상이나 춤이 길고 매끈한 다리를 강조하도록 만들어진 것 같다.


원래 AKB그룹의 옷은 교복을 연상시키면서도 풍성한 플레어 스커트인 경우가 많고, 방방 뛰는 춤이 많은 만큼 속치마도 몇 겹으로 풍성하게 입어서 꼭 마법소녀 같다. 그런데 이번 Teacher Teacher의 의상은 그런 플레어 스커트가 아니라 반바지 또는 미니스커트다. 그래서 좀 더 새롭고, 매력적이다. 같은 여자가 보기에는 다이어트 자극짤로 써도 될 것 같다. 하나같이 다들 다리가 예쁘다.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싶다.


이렇게! Teacher Teacher는 매력적인 요소들과 세심하게 신경 쓴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보이는 곡이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나는 이 곡이 싫다. 멜로디도 좋고 '티챠티챠 나제' 하는 후렴구도 좋고 다 좋은데, 가사 때문에 싫다. 내가 좋아하는 귀여운 '야부키 나코'를 무대 위에 세워 놓고 그런 가사의 노래를 부르게 하다니, 한국 사람인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 가는 대목이다. 


야부키 나코는 초등학생 때부터 멤버로 가입해서 아주 귀여운 막내 역할을 해 왔는데, 또 지금 나이도 만으로 16세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런 섹시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가사의 노래를 부르게 하다니 좀 너무하다 싶다.


내가 꽉 막힌 사람도 아니고 일본에서 살면서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도도 그다지 낮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아키모토 야스시(秋元康)의 가사는 항상 이런 식이다. 


'19세 까지 순결(버지니티)를 지켜줘, 그 때 까지 철의 팬티' 라든지, '플라스틱의 입술'이라는 노래의 가사라든지, 다른 많은 곡들이 약간씩 '야함'을 내포하고 있다든지... 이런 가사 스타일이 약간 내 스타일이 아니다.


Teacher Teacher의 가사 내용을 풀어서 써 보자면 다음과 같다. 한개도 가감 없이 가사 그대로를 적을 뿐이다.




- 선생님을 길 가다가 우연히 봤다. 말을 걸까 하다가 말았다.

- 학교에서는 '머리 스타일이 평범하다'정도만 생각했었는데 밖에서 보니 의외로 멋있어서 놀랐다

-. 선생님, 제자는 왜 연애대상 외 인가요?

-. 선생님한테 갑자기 안겨도 되나요? 우리 아빠보다 나이가 적어서 조금 섹시해

- 누가 봐 버려서 이상한 소문나도 전 괜찮아요

-. 왜 도망가요? 왜 미소 지어요? 왜 거리를 둬요? 선생님을 놀리는게 재미있어요

-. 학교에서는 여러가지 가르쳐 주시지만, 제가 사랑에 대해서 가르쳐 드릴게요

-. 밖에서는 왜 저랑 서먹서먹 한가요? '조심해서 집에 돌아가라'라니 학원드라마도 아니고 너무 진중해.

-. 상식은 잊어버리세요. 오늘만은 독점하게 해주세요.

-. 꿈의 세계로 따라오세요





이 내용을 섹시 버전으로 부른다...


내가 너무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라는 스승 공경 사상에 심취했나?

이건 아니다 싶다.



우리 나라에서도 어느 팝송에서도 10대 소녀가 귀엽게 첫사랑으로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노래는 많다. 중고등학생 때 학교 선생님을 좋아한다거나 멋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도 적지 않다. 


당장 나만 하더라도 중학교 때 학원 영어 선생님을 좋아해서 선생님이 학원 반 애들 전부에게 먹고 힘내라고 준 츄파츕스를 보물처럼 간직하면서 다른 공부는 제쳐 놓고 영어 공부만 죽어라 팠었다. 선생님께 성적 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귀여운 첫사랑의 감정은 사춘기 때, 풋풋했을 때의 추억이다. 누구든 그런 추억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그 영어 선생님을 좋아했다 하더라도 그 감정은 '부끄러움', '풋풋함','짝사랑' 이런 것이지, 그 선생님을 남몰래 좋아하면서 섹시한 사랑, 유혹해서 어떻게 하고 싶다, 독점하고 싶다 이런 감정은 느껴본 적 없는 것 같다.


아니, 나만 그럴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은 유혹하고 싶었다고 하는 경우도 있기는 있겠지. 그런데 이걸 선생님한테 말하고 드러내고 하면 좀 이상한 사람 취급 받을 것이다.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노래 가사가 별로다. 'セーラ服を脱がさないで'(세라복을 벗기지 말아줘) (옛날 일본 가수 오냥코 클럽의 노래인데 가사가 막장 그 자체다. 10대의 귀여운 아이돌 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교복을 입고 그런 노래를 부르는 걸 보면 나는 왠지모를 위화감과 거부감을 느낀다) 라는 노래를 연상시킨다.


선생님을 유혹하고 뭐 꿈의 세계로 데려가? 사랑을 가르쳐준다고? 아빠보다 나이가 적어서 조금 섹시해? 상식은 잊어버려?


이걸 '일본식 귀여움'을 표방하는 그룹이 섹시한 눈빛으로 부른다는 것은 나에게 위화감과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일본식 귀여움을 표방하는 걸그룹은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암묵적 룰을 가진다. 


'교복', '수수한 화장', '염색 금지', '트윈 테일', '높은 톤의 목소리, '콧소리', '긴장 또는 부끄러움', '뱅 앞머리','좋아하는 음식은 꼭 딸기 아니면 소프트크림, 쇼트 케이크'. 


일본에서 청춘을 상징하는 '일본식 귀여움' 대표 주자 AKB48. 물론 그들 중에서는 연차도 쌓여서 드디어 앞머리를 없애거나, 높은 톤의 목소리를 버리고 자기 자신의 그대로의 목소리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든가, 딸기는 싫어하고 사실은 곱창구이를 좋아한다고 드디어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든가 하는 멤버들이 있다. 


'완벽한 아이돌'로 불리우던 와타나베 마유의 예를 생각해 보면 알기 쉽다. 앞머리 세팅에 3시간의 공을 들이고 목소리도 귀여운 하이톤에, 항상 웃는 완벽한 얼굴을 보여주던 와타나베 마유라는 멤버가 있었다.


10년의 세월이 흘러 그녀는 나이를 먹고 앞머리를 없애고 목소리의 톤도 낮추고, '나는 사실 다카라즈카 오타쿠다'라며 가라오케에서 남자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웃기면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 줬다. 그런데 그 10년의 세월이 없었고 와타나베 마유가 10대 중후반이었다면 절대 이런 '솔직함'은 보여줄 수 없었을 것이다. 청춘스러움을 지키고 소녀같은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일본 아이돌의 미덕이다. 스무 살이 넘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이돌은 청춘을 동경하는 팬들의 로망을 지켜줘야 하는 힘든 자리인 것 같다. 나라면 못해 먹을 것 같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이돌이라 해도 카리스마, 섹시, 개그, 털털, 순수, 파워청순, 보이시, 힙합 등 여러 가지 장르가 있고 가식적으로 굴기 보다는 개성있게 자신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것이 인기를 끄는데 일본 아이돌의 경우 처음부터 그러기는 쉽지 않다. 개성을 중시하는 akb그룹에서도 그것은 절대룰과 다름없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렇게 절대적인 룰 속에서 청춘의 상징처럼 존재해야 하면서도 섹시하게 선생님을 유혹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한 모순이 싫다는 것이다.


AKB는 연애를 금지당해 한 번의 스캔들로 머리 삭발, 연구생 강등, 다른 그룹으로 좌천, 심하면 탈퇴 등의 큰 타격을 입는데, 노래는 비교적 연애가 자유로운 우리 나라 아이돌보다도 더 섹시하다고 할까. 그런 모순이 무엇인가 나를 불편하게 한다. 


아키모토 야스시의 작사 방법에 조금 위화감을 느낀다. 

눈빛은 순수한데 섹시하고 도발적인 노래와 춤을 선보인다는 것이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순수하고 고상한 아가씨면서도 섹시하면서 도발적이고 개방적인 어린 여자?

마치 근육질에 훤칠한 키, 왕자같은 외모에 공부도 잘 하고 돈도 많으면서도 연애 경험은 없고 한 여자한테 빠져서 목숨까지 바치며 희생하는 연하남과 비슷하게 다가온다.

아이돌에게 투영되는 로망 중 하나겠지만, 그런 모순을 추구하는 아이돌 본인은 힘들지 않을까? 어느 정도의 자신을 드러내는 것도 필요하지는 않으려나?


뭐 내가 불편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니 나는 내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