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B48?지금 당장 비행기 타고 일본 가서 바로 아이돌 되는법

（사진은 일본 근육 아이돌 '才木 玲佳(사이키 레이카)')

'지금 당장 비행기 타고 일본 가서 아이돌 되는법'

프듀48로 야부키 나코가 한국에서 많은 주목을 받아 좋은 요즘이다.

예전 '이지와루 키스'라는 솔로곡부터 정말 귀여워서 좋아했는데

프듀48에서도 한 번 불러주면 좋겠다.

프듀48에서도 많이 언급되는 것이 일본 아이돌과 한국 아이돌의 차이다. 

요컨대, 한국에서는 프로급의 실력과 더불어 '프로페셔널하고 우러러볼 수 있는 느낌'을 중시한다면

일본에서는 '귀엽고 친근하며 응원해주고 싶은 느낌'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력이나 트레이닝 보다는 개인의 '귀여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귀여움이라는게 정말 주관적인 개념이라 가다보면 '아니 저 실력에 저 외모에 아이돌을?'

하는 경우가 일본 아이돌 중에는 더러 있다. 아니, 자주 있다.

한국이었다면 절대 아이돌이 될 수 없을 듯한 외모의 소유자나,

홍어 삼합을 먹어도 뚫리지 않을 듯한 코창력의 소유자, 

더러는 일부러 그러는지 진짜인지 몰라도 병원에 가야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걱정이 되는 4차원 아이돌들이,

일본에는 자주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 아이돌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가지로 찾아 보는데

때마다 느끼는 것이 한국과 전혀 딴판인 일본의 아이돌 생태계다.

우리가 볼 때는 AKB48이나 HKT48 등에서도 '엥? 이 귀여운 애들이 아이돌?'스러운

멤버들이 더러 있지만, 

밝혀 두자면 AKB48은 일본에서 가장 메이져 아이돌이고 

가장 걸그룹스러운 걸그룹이다.

10년도 전에, 모닝구 무스메가 나와서 

유아스러운 의상을 입고 엉덩이 춤을 추면서

'메기는 비늘이 없~어' 하는 

개인적으로 경악을 감추지 못했던 가사의 노래를 부르던 것을 기억한다.

그 때부터 시작된 나의 일본 아이돌에 대한 호기심은

'지하 아이돌'로 불리우는 그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地下アイドル(지하 아이돌)'이란, 텔레비젼에 거의 나오지 않고

소규모 공연장에서 공연하고 굿즈를 판매하면서 주수익을 올리는 아이돌을 말한다.

왜 지하 아이돌이냐고 하면, 공연장의 월세가 낮은 지하를 임대해 공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하 아이돌이라고 불리운다는 이야기가 있다. 동시에 텔레비젼에 나와 전국구로 유명세가 높아지는 경우가 없고

땅 속에서 자생하는 듯한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지하 아이돌'이라고 불리운다는 설도 있다.

 <지하 아이돌 중에서도 메이저급, '유루메루모'의 멤버 요우나피> 

지하 아이돌은 보통 '오타쿠의 성지' 도쿄 아키하바라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따라서 일본 아이돌의 상징과도 같은 '교복+ 청순한 검은 머리'의 룰을 깨고

요우나피처럼 '일렉트로닉 트윈테일'을 하기도 한다.

참고로 유루메루모 라는 그룹은 지하 아이돌이긴 하지만

4차원의 귀여운 멤버 '아노'가 유명해서 

텔레비젼에도 레귤러로 나오고 있다.

이 중 요우나피 라는 멤버는 굉장한 코창력이긴 하지만 표현력도 좋고

여러가지 음악적 실력이 좋은 멤버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인터넷 상에서는 못생긴 것으로 유명하고 

한국에서도 '이명박'으로 불리우고 있다는 듯 하다.

요우나피 자신도 '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의 주인공, 

'호시노 겐'과 닮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한국이었다면 어디든 손을 보고 데뷔했을 것 같지만

알고보면 말도 잘 하고 그룹의 리더격인 멤버다. 

다음 소개할 아이돌은 '키라라'이다.

그의 나이 만 39세 이상, 생물학적 성별상 남성이다.

2000년대 초중반, 일본의 텔레비젼 다큐멘터리 '그러니까, 아이돌'에 나와서 약간의 이름을 알렸다.

그를 본 일본인들은 처음에는 '기분 나쁘다', '악몽 꿀 것 같다'라는 말을 했지만

나중으로 갈 수록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더러 생겼다.

그는 지하 아이돌도 아닌 '지저 아이돌'이다. 

텔레비전에 나오거나 공연을 하기는 커녕,

오히려 공연장에 1회 1,000엔을 지불하며 공연하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 살아가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그의 본명은 '오오우라 타다아키'이지만, 그는 이름 한자 읽는 법을 

'키라라(반짝거림)'으로 바꿨다.

우리 나라로 치면 '김상학'은 개명하지 않고, 

 '상학' 한자를 그대로 두고

읽는 방법만 '장미'로 바꿨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그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언제나 그를 여자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마음도 여리고, 사람이 너무나도 착하고 좋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나쁜 영향을 미친 것일까?

그에게는 당시 550만 엔의 빚이 있었다. 

그에게 '왜 빚이 생겼나요?'라고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돈 빌려 달라는 사람, 도와 달라는 친구는 물론,

카드를 만들라는 광고성 우편 등에도 거절하지 않아 왔던 것이다.

사람이 너무 좋아도 문제인 것이 요즘 세상이다.

그는 값싼 월세의 방에서 찬 물로 샤워를 하며,

닭 모이로 주는 용도의 쌀을 사서

그것을 먹으면서 살고 있었다.

그의 주 업무는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었는데,

점심 시간마다 그는 맨 밥만 도시락으로 싸 가서 

아무도 보지 않도록 구석에서 먹고 있었다.

반찬도 살 돈이 없는 것이었다.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그, 아니 그녀.

그러나 그마저도 어느 날 사고를 당하게 되어

큰 힘을 쓸 수 없게 되자, 일하는 시간이 크게 줄고 말았다.

'파산 신청을 할 생각은 없나요?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서 갚을 생각은요?' 라는 질문에

그녀는 답한다.

돈을 빌려 가서 꼭 갚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은 많았다.

하지만 아무도 갚지 않았다.

그것을 기다리는 기분을 나는 잘 안다.

다른 이들에게 나의 고통을 지우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일한다.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죽고 싶었을 수도 있을 상황이다.

하지만 그녀는 열심히 일하면서, 항상 웃는다.

그래도 그에게도 탈출구는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아이돌이 되는 것이었다.

아키하바라 에서는 아이돌이 되기 위해 소속사도, 오리지널 곡도 필요하지 않다.

아이돌이 되기를 정말 원한다면, 1,000엔을 내면 무대에 서게 해 주는 곳도 있다.

하지만 관객이 아이돌 멤버보다 적을 때도 있고 아예 없을 때도 많다.

동료 아이돌이 우정으로 찾아 와서 응원해 주기도 한다. 

그는 자칭 '시인 아이돌'이다.

노래보다도 스테이지 위에서 직접 쓴 시를 읽는다. 

여기에서 나는 키라라씨가 대단하다고 느꼈다.

자신감을 잃기 쉽고 포기하기도 쉬운 세상이다.

남에게 무시당하는 것이 무엇보다 무섭고

뭐든지 안전한 길을 따라, 남들 따라 가는 것이 보통인 세상이다.

그 속에서 그녀는 항상 웃었고

항상 열심이었다.

누구보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용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영상은 찾을 수가 없어서

https://youtu.be/kYBn3I8VsJE

영상 짧은 것은 겨우 찾아 링크를 걸어 본다.

자막은 없다.

뭔가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라면,

한국은 아이돌도 그렇고 뭐든 다 그렇지만

하고 싶은 것 하면서 먹고 살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

'아이돌'이라는 한 단어에 많은 의미가 들어 가 있다.

얼굴도 예쁘면서, 춤 노래도 되고, 연기도 되면 좋고, 예의도 바르면 좋고

애교도 있어야 되고 언제나 마른 몸매면서도 파워풀한 댄스, 인간 비타민...

한 마디로 완벽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몇 만 명이 넘는 청춘들이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그 중 아이돌이 되는 사람들은 극소수도 그 중에서도

소위 '잘 나가려면' 엄청난 확률을 뚫어야 한다.

춤이 좋아서, 노래가 좋아서 시작한 아이돌이라도 

걱정이 많은 업계다.

막말로 춤, 노래 연습, 성형하며 청춘을 다 바쳤는데

아이돌로 데뷔해서 잘 될 수 없다면 어떻게 다시 트랙으로 돌아가나?

하는 걱정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이돌 뿐만 아니라 하고싶은 것 하면서 살기 힘든 것 같다.

당연히 그런 분위기라면 국제적인 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 것이고

경쟁을 통해서 더 나은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삶의 질에 대해 논하자면 좀 다르다.

일본에서 살아 본 결과 '돈은 돈, 하고싶은 것은 하고싶은 것'이라는 개념이 있는 것 같다.

아이돌이 하고 싶으면 생계를 나름대로 세우면서 

가난해도 하면 된다.

밴드를 하고 싶으면 하면 되고, 그 대신 알바로 생계를 세워도 된다.

최고가 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괜찮다.

개인적으로는 생계를 세우면서도 뭔가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그 시간 자체가 있다는 것이 정말 부러웠다.

다음에는 지하 아이돌에 대해서 더 자세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