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돌 팬은 못 돼도 관심과 애정은 가지고 있다.일본에 살다 오니 한국 아이돌들이 얼마나 피땀 흘려 연습하는지, 얼마나 재능 넘치는지 너무 알 것 같아서.
솔직히 일본아이돌,특히 걸그룹은 지하화해서 괴랄한 컨셉이 많고, 이미지도 정형화돼 있는 경우가 많다. 청순한 고전파 아이돌로 밀든가 완전 새롭고 괴랄한 4차원 컨셉으로 밀든가. 자세한 감상은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사설이 길었지만 요즘 눈에 띄는 걸그룹들이 많다. 모모랜드, 우주소녀, 위키미키. 케이팝 아이돌의 기획력과 재능, 실력에 감탄할 뿐이다.
그 중에서도 위키미키가 개인적으로 눈에 띈다. 코어팬이 아닌 내가 봐도 춤이 정말 멋지고 어린 나이에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그런데 얼마전 이 위키미키의 멤버가 텔레비전에 나와 눈물을 흘렸다. 아이돌계가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면서.. 데뷔도 어렵지만 데뷔만 한다고 다 뜨는 것도 아니다. 다들 알다시피 레드오션 시장이다.
재능, 노력, 기획력, 외모, 게다가 프로듀스101로 이름을 알린 멤버 두 명까지 있는 위키미키. 이렇게까지 갖추고서 왜 빵 뜰듯 뜰듯 센 한 방이 없는 것일까. 관심이 가서 이것저것 많이 찾아봤다. 왜 더 더 잘 안 뜨지?
그래서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 고찰해 보고자 한다.
1. ‘틴크러쉬’로 고정된 컨셉은 양날의 검
위키미키는 데뷔 때부터 대대적으로 틴크러쉬라는 컨셉을 고수하고 있다. 십대들의 귀여운 매력과 함께 카리스마적인 걸크러쉬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타이틀곡들은 모두 이 컨셉을 보이고 있다. I don’t like your girlfriend에서는 질투하지만 티를 안 내는 소녀, la la la 에서는 화끈하게 좋아하는 걸 고백하면서 넌 어때?하는 소녀, 이번 crush에서도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먼저 고백하는 소녀.
분명히 기존에 봐 왔던 여리여리하고 부끄러움 잘 타는 볼빨간 소녀 컨셉과는 거리가 있다. 시원시원하면서 당당한 십대다.
그러나 이 컨셉은 양날의 검이다. 여타 걸그룹에 대해 차별화는 되지만 ‘위키미키가 나온대!’하면 어느 정도 어떤 내용의 곡일지 예상이 간다.
물론 지난번 곡들에 비해 이번 곡은 ‘틴크러쉬 스러운 강렬한 랩’보다 멜로디를 강조했고 댄스도 지난번처럼 틴크러쉬 스러운 어려운 춤보다 따라하기 좋고 중독성도 있다. 하지만 컨셉은 여전히 강렬하고 카리스마적이다. 어느 정도 예상했을 것이다.
이런 예상 가능한 점들이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은 아닐까? 사실 다른 성공적인 사례들을 보면 어느 정도 컨셉을 정하지 않고 열어두고 있다.
‘이 그룹 하면 이 컨셉!’ 하는 것도 그룹측에서 정한 것보다는 여러가지 내 보다가 잘된 컨셉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점점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
즉 다양한 컨셉을 투영시킬 수 있어야 기대감도 늘고 표현 가능한 스펙트럼도 다채롭다. 위키미키는 분명히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예쁘고 실력도 출중하다. 사실 틴크러쉬만 고집하기에는 아깝다.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대중들이 ‘위키미키는
이런게 어울리네!’하면 그 니즈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 기회는 많다.
2.최유정, 김도연 중심체제도 양날의 검
위키미키에는 아이오아이로 먼저 인지도를 높인 두 명의 멤버가 있다. 최유정과 김도연이다. 먼저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기회를 가졌고 인지도도 월등히 높다.
위키미키의 이번 Crush 에서도 둘의 활약이 눈에 띈다. 유튜브 위키미키 채널에 앨범 발매 전 업로드 된 영상에서는 최유정과 김도연 둘 만이 앨범의 기대도를 높이는 크러쉬 메이크업 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뮤직비디오도 그렇다. 김도연은 맨 처음 등장해 눈을 사로잡고, 초반부를 이끌어간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실수로 사이렌을 울리는 역할로 주목을 끈다.
최유정도 특유의 귀여운 카리스마로 눈길을 끈다. 맨 마지막 보너스 영상 같은 부분에서는 범죄자 머그샷 라인에 선 위키미키 멤버들이 차례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는
듯한 장면이 나오는데, 최유정이 열쇠를 몰래 가져온 역할로 주목을 끈다.
또 머그샷 컷에서 묘하게 최유정과 김도연의 차례에서만 약간 등장시간이 길다. 다른 멤버들은 사진만 찍는데 이 둘은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 같은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 이미 최유정과 김도연은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뮤비 상에서 다른 멤버들도 볼까~? 하는데 항상 장면들이 짧게 느껴진다.
김도연과 최유정의 인지도는 대중에게 위키미키를 알리는 좋은 방법이 되겠지만 이것도 양날의 검이다. 나같은 일반인은 위키미키 하면 이 둘을 떠올리지만 막상 몇 명의 그룹인지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당연히 그룹마다 센터 포지션은 존재하고 이들 중심으로 먼저 그룹의 인기도를 높이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미 성공한 그룹들에서는 그룹의 전체적 케미스트리와 각각의 다양한 매력을 가진 멤버들이 전부 인지도가 있다.
시스타나 방탄소년단, 소녀시대, 레드벨벳, 트와이스를 떠올리면 각각의 다른 매력을 지닌 멤버들이 각자 다들 입덕을 담당한다.
즉 입구는 김도연 최유정의 양강체제가 될 수 있으나 그것은 입구 역할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입구로 들어왔는데 계속 입구만 메인으로 보이기보다 들어와 봤더니 이 멤버도 이 멤버도 매력이 있네! 싶어서 점점 더 빠져들어야 한다.
게다가 위키미키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최유정, 김도연 이외의 멤버는 이름도 딱 각인되지 않고 호불호가 갈린다. (지수연 양은 가장 늦게 들어와서 실명을 쓴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다른 멤버는 다 리나, 루시, 루아, 엘리 등 ㄹ이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어 첫눈에 구분이 쉬운 편은 아니다.
또 임팩트 있는 예명이나 각자의 이미지, 본명, 또는 매력에서 따 왔다고 하기도 어려워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약간 다들 비슷한 이르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익숙해지면 되는 문제이고, 다들 예쁜 이름이기는 하지만 누구는 본명으로 세 글자를 다 쓰는데 누구는 비슷한 두 글자 영어 이름이라도 하면 어쩐지모를 위화감을 느낀다.
아무튼 이런 양강체제는 양날의 검으로 인지도를 높여주지만 팬덤의 양극화를 야기하는게 아닐까?
아이돌이 성공하는 데에 정해진 공식은 없으나 요즘 잘 나간다는 아이돌을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1. 외모만 출중하고 실력이 없을 바에야 외모보다 실력이 월등하게 좋은 경우
- 이 경우에 더 카리스마를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실력 자체도 워낙 상향평준화가 돼서 춤 잘춘다 노래 잘한다 만으로는 어려울 때도 있다. 안무를 창작하거나 작사작곡까지 가능해야 비로소 실력파로 받아들여진다니, 아이돌은 참 어려운 직업이다. 바야흐로 아이돌이 아티스트이면서 예쁘면서 성격도 밝아야 하는 극한 직업의 시대다
2. 노래가 특정 컨셉이 없고 그 자체로 좋다
- 사랑을 노래한 곡은 너무나도 많다. 수줍은 소녀, 파워풀 소녀, 귀여운 소녀 등등 소녀 이미지의 곡은 이미 너무 많고 비슷한 멜로디도 많다. 노래 자체가 소위 ‘잘 빠지면’ 특정 컨셉이 떠오르지 않더라도 글로벌한 인기를 얻는다. 즉 곡이 제일 중요하다. 새롭고 들었을 때 이 아이돌이 누구든,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들어도 좋은 노래.
3. 그룹에서 에너지가 느껴지고 밝고 좋다
- 곡이나 댄스가 아니더라도, 인터뷰나 영상 등에서 그룹 자체의 케미가 느껴지면 호감이 든다. 비글, 도른자, 직업만족도 1위 등의 수식어는 밝고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 아이돌을 보고 힘을 얻는다
바야흐로 아이돌 시대다.
위키미키는 앞으로 보여줄 게 너무 많다.
나처럼 잘 모르는 사람이 조금만 찾아봐도 에너지와 실력, 숨겨진 매력이 보인다.
나는 예전부터 ‘이 사람, 이 그룹 뜨겠다’하면 정말 뜨는데(이렇게 자부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ㅋㅋㅋ) 위키미키도 잘 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왜 안뜨지??? 다 가졌는데,,????? 하는 그룹이나 솔로 가수가 많다. 다음에도 쓸 기회가 있으면 한다.
아무튼 Crush는 후렴 멜로디가 좋고 전작들보다 노래방에서도 부를 수 있을 거 같아서 마음에들고 좋다! 예쁘고 좋은 컨셉인 것은 말할 필요 없고 말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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