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 코드의 'hate you' 뮤직 비디오입니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와 호러틱한 소품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권리세 양이 예쁘게 나와 저도 좋아하는 뮤직 비디오입니다.
이 뮤직 비디오에서 멤버들은 저마다의 분신과 같은 인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인형에 각각의 '고문'을 가하는데요. 머리를 빗어 주다가 통째로 모발을 뜯어 버리거나, 인형에게 줄을 매달아 마리오네트처럼 조종하며 논다든가, 팔다리를 분리하거나, 인형의 눈을 토치로 지져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고문은 레이디스 코드 멤버들에게 똑같이 돌아 오는데요. 인형을 괴롭히자 그 고통이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 왔다는 컨셉입니다. 장면과 장면이 일관된 스토리 없이 각각의 멤버별로 움직이는 것을 보면, 딱히 그 인형을 괴롭히는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인형 고문의 결과가 그것을 행한 사람에게 고스란히 그대로 돌아왔다는 것은 묘하면서도 무섭게 느껴지네요.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로 느껴지는데요. 자해 혹은 인과응보 쯤으로 볼 수 있을까요. '정말 싫어하지만 아직 좋아한다'는 역설적인 노래 내용에도 어느 정도 합치되어 보입니다.
또 하나를 말하자면 노래의 내용이 좀 집착스러운(?) 면이 없지 않은데요. 계속 '싫어한다'는 말을 반복하지만 '그래도 어차피 달라질 것은 없다'며 관심을 구걸하는 듯한 내용은 마치 '집착이 심한 여자'가 나오는 공포 영화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그러한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도 인형이고요. 이렇게 보면 뮤직 비디오에서 무슨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는가, 혹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가가 어렴풋이 보이기도 합니다.
집착스러운 여자가 그 대상을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괴상한 마음으로 대상을 괴롭히거나 상처주는데, 그것을 당하는 사람은 결국 집착녀였다, 이런 내용이 아닐까요. 아니면, '관심을 안 주고 배신만 하는 남자고 이로 인해서 많은 상처를 받은 집착녀가, 남자를 싫어한다고 말하고 고문을 가한다. 하지만 그것은 마치 자해처럼 집착녀 자신만 괴로울 뿐이다' 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럴싸 한가요? 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요즘 나오는 뮤직비디오나 컨셉들이 대부분 노출 의상이나 섹시 댄스만을 강조하는 와중에, 좀 지난 뮤직 비디오지만 반가운 뮤직 비디오입니다. 뮤직 비디오 내용도 가사와 맥락이 같고, 노출도 없으면서 기발하고 묘한 컨셉이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이지만, 요즘 너무 다들 섹시로 나와서 정말 충격적이지 않은 이상 더 나올 섹시도 없고 화제도 안 될 것 같은데, 이왕 새로운 컨셉이 필요하다면 이렇게 귀여우면서도 호러적인 것도 괜찮지 않을까...싶습니다. 그 만큼 레이디스 코드의 이 컨셉은 참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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