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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일본 영화 공감! 아무리 봐도 적응이안돼ㅠㅠ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평론가 만큼은 아니지만 여가 생활 중 하나로 남들만큼 영화를 즐긴다

일본에 살 때는 영화값이 좀 비싸서 자주 못 봤지만 한국에서는 자주 가는 편이다

그렇지만 일본에 살 때 영화관에 몇 번 안 간 이유는 또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일본 영화가 영 입맛에 안 맞는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말이다.
오늘은 그 이유를 써 보려고 한다... 내가 일본 영화에 영 적응이 안되는 이유.


1. ‘여기서 굳이?’ 싶은 애니스러운 cg


이 장면은 영화 ‘이니시에이션 러브’에서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인 마에다 아츠코(나루오카 마유코 역)에게 반하는 씬이다.

여자 주인공이 아름답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해서인지 걸어 나오는 마에다 아츠코 주변에 꽃이 엄청 피어 있고, 그녀의 걸음과 함께 움직인다.


이 씬도 마찬가지. 그녀 주위에 꽃이 만발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연출에 웃음이 나왔다.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라디오스타를 보는 것 같은 느낌.

아름다운 여성에 첫 눈에 반하는 장면에서 눈이 하트로 되거나 여자 주변에 꽃이 만발하는 연출은 내가 보기에는 지극히 만화적이다.

마에다 아츠코는 충분히 예쁘고 아름답다. 이 장면에서 꽃 cg가 아니라 그냥 슬로우 모션과 음악만 활용하더라도, 아니 그냥 음악만 썼더라도 남주가 마에다 아츠코에게 반한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뭔가 애니스러운 연출로 느꼈다. 약간 갑자기 영화에 푹 빠져 있다가 갑자기 현실로 나온 것 같은 느낌이다. 이것은 아마 일본 영화에 익숙한 일본인은 자유롭게 느끼겠지만, 나 같은 초심자는 아직 수련이 필요하다.

2. 기승전결이 잔잔~한 일상적 영화

일본 영화를 보다 보면 ‘힐링영화’라 해서 내용의 기승전결이 격하지 않고 정말 잔잔한 일상적 영화 장르가 존재한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아하지만 주변 사람들이랑 같이 보다 보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계속 먹기만 하네’ 라든지 ‘봐도 봐도 내용의 전개가 없다’, ‘지루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확실히 영화를 보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거나 액션 쾌감! 숨막히는 긴장감! 대박 반전! 천재적 각본! 을 느끼기에는 뭔가가 부족해 보인다.

나도 처음에는 이랬지만 뭔가 지칠 때나 가볍게 보면서 ‘영화가 강제적으로 밀어부치는 감정의 강요’나 피곤함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 같다. 가만히 앉아서 영화 속 사람들이 먹거나 요리하고,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고 평온한 분위기에서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보면 휴양지에 온 느낌이다.

하지만 적응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

3. 애니메이션 실사화


​일본 특유의 ‘인기 애니메이션 실사화’는 개인적으로는 약간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ㅠㅠ

물론 기생수처럼 재밌게 본 작품도 많지만, 예를 들면 서양인 캐릭터가 등장인물인 애니.

만화로 보기에는 자연스러운데 이것을 실사화 하니 등장인물들이 가발도 써야 하고 때때로는 일본어 발음도 일부러 외국스럽게 해야 하는 등의 연출이 있다.


아니면 환타지 계열의 애니메이션이라 머리 스타일이 특이하거나 은발, 보라색 머리, 비현실적인 옷차림 등 현실적이지 않은 스타일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도 아니면 영화 속에서 애니의 한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과장스러운 표정이나 모션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 어느 경우든 먼저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책을 본 사람이라면 실망할 가능성도 있다.

애니메이션 실사판 영화가 요즘 일본에 정말 많이 개봉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도 있는가 하면 ‘이건 애니로 보는 게 나은데 왜 굳이’라고 생각한 영화도 있다. 아마 취향의 호불호가 갈리는 듯 하다


이렇게 크게는 3가지 요소 때문에 일본 영화에 푹 빠지기 힘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래 보다 보면 이 3가지 요소가 매력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발리우드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갑작스런 뮤지컬 연출 같은 것이다.

보다 보면 익숙해져서 안 나오면 서운해지는 그런 연출. 그것이 헐리우드에 획일화되지 않은 각 나라별 특징이자 매력이 아닐까.

그래서 일본 영화는 적응이 안 되면서도 끊을 수 없다